Long Beach 72가에 광어낚시 다녀왔습니다
블로그를 쏵~ 다 뒤집고
처음으로 올려봅니다 ㅎㅎ
요즘은 어딜 가도 조황이 좋다는 소문을 듣지 못해서
어딜 가야하나 고민하다가
클럽 회원님께서 롱비치로 출조하신다 하여
조용히, 말 없이, 나가 보았습니다.
"대체~ 왜이러는 걸까요~?"
아직도 철이 없어서
남들 놀래켜주는거 뭐 이런걸 좋아해서 이러는 듯. ㅋㅋㅋ
요즘은 6시면 날이 밝아서
그 전에 도착하려고 했지만
습관이 안되서
도착하니 저 멀리 해가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붉게 물든 하늘에
아직 어리버리 한 달은 숨지도 못했는데
맘 급한 해는
자기 순서라고 고개를 들이 밀지만
그래도 그림이 예뻐서 그런지 밉지 않습니다. ㅎㅎㅎ
상쾌한 아침의 여유를 즐기는 것이
낚시꾼에게 허용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그 기회를 마다하는 것인지....
아침 밥상이 채 차려지기도 전에 성급하게 물어준 광어
몸부림이 어설퍼서
리걸 사이즈는 안되겠구나 싶었는데
역시나 20인치입니다. ㅎㅎㅎ
언제나 그렇듯
물고기는 아침밥 먹다 끌려나온 것이 당황스러운 상황인데
마치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라며
혼내는 듯 멱살잡고 들어 올린 그 인간은
신나게 웃으면서 사진을 찍는 모습...
얼마나 황당할까...ㅋㅋㅋ
오늘은 하늘도 예쁘고
물도 적당히 높고 색도 진하고
머리카락 어루만지듯 스쳐가는 바람도 정겹고
뭐
이것저것 보고, 만지고, 듣고, 느끼는 것들이 다 좋았는데
막상 입질은 없어서
참 좋으면서도 심심한 아침입니다.
이제 팬데믹에 적응이 되어가는지
한동안 평일에도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이곳에
우리 일행들 셋
그리고 딱 그만큼의 다른 꾼들이 있어서
좋으면서도 뭔가 허전한 느낌...
그런 느낌적인 느낌...
말 안해도 느낌 아니까~ ㅎㅎ
만나면 구박하는 아우가 색칠해 준 루어
그동안 다른 루어들에 밀려서 간택을 받지 못했는데
오늘 같은 분위기와 물때에는
딱 안성맞춤일 거라는 생각에 집어 들었습니다.
수심도 애매하게 깊은데
물색도 애매하게 진한데
이 루어...
생각보다 맘에 쏙 듭니다.
캐스팅 비거리가 일단 좋고
액션이 가볍고 날랜 느낌에다가
공략 수심이 대를 얼마나 들어주느냐에 따라서
조절이 가능합니다.
더군다나
몇 번 던지지도 않았는데
실한 샌드배스 한마리를 걸고 나옵니다.
전문용어로 삐끼라고 하죠 ㅋㅋㅋ
아님 부킹의 황제라고 해야하나? ㅎㅎ
암튼 배스 턱주가리를 제대로 거머쥐고
질질 끌고 나오니
상남자 스타일 샌드배스...
반항도 못하고 딸려 나옵니다 ㅎㅎ
그리고
이너무 낚시꾼은 또 신나서
당황한 배스를 황당하게 합니다. ㅋㅋㅋ
오늘 비싼 루어들을 있는대로 바꿔가며 던진 낚시꾼들
그들을 쳐다보는 목이 꼿꼿한 저 새는
아침 내내 작은 물고기들을 잘도 잡아 드시더니
불룩 튀어나온 배를 실룩거리면서
낚시꾼 바로 옆 바위에 올라앉아
곁눈질로 지그시 꼬나봅니다.
"느그들~ 얼마나 잘 잡는지 내 함 지켜 볼거구만..ㅡㅡ"
나 오늘 완전히 새 됐어~!!!
어떤 가수가 춤추며 부르던 노랫말이 생각납니다.
오늘은 새 된건가?
새가 저렇게 잘 잡는걸 보니
우린 새도 못된 것 같네요. ㅋㅋ
그나저나
롱비치에서 손맛 찐하게 보여주는 광어 잡아본게
대체 언제인지...
박혁거세랑 출조해서 잡았던가
단군이랑 동출했었던 때던가...
다음에 오면 그땐 좀 잡혀주면 좋겠습니다. ㅎㅎㅎ